노트7 폭발, 이차전지 세계 1위 韓 명성에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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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노트7 폭발, 이차전지 세계 1위 韓 명성에 먹칠 세계시장 점유율 45%…발화 위험없는 고체전해질 기술 뜬다

기사입력2016-10-31 00:00

“1차 리콜 이후에는 삼성SDI 배터리를 안 썼다” 27일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의 해명이다. 삼성SDI 배터리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나자 리콜 이후에는 중국산 배터리로 바꿨다는 것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한 주주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전량리콜을 실시했으나, 교체한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나며 결국 조기단종을 결정했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물론이고, 삼성SDI 배터리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갔다. 실적 악화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4조원이나 줄었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28일 신한금융투자 하준두 연구원은 “삼성SDI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적자 1103억원을 기록했다”며 “1분기 희망퇴직 비용과 갤럭시노트7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면 올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국가기술표준원이 원인을 규명해 올해 안에 결과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1차 리콜 당시 삼성전자가 발표했던 발화 이유는 배터리 불량이다. 그러나 삼성SDI 배터리 교체 이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원인 파악은 미궁 속에 빠졌다. 전자회로 설계상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넣다 보니 발열이 심해 폭발했다는 설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배터리 문제가 유력하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리튬이온전지 뭐길래? 수명 길지만 폭발 위험=스마트폰 배터리의 정식 명식은 리튬이온 이차전지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어 스마트폰,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용기기에 널리 쓰인다. 그런데 문제는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만드는 전해질이다. 리튬이차전지는 액체전해질을 쓰는데, 전해액 분해 과정에서 불이 붙을 위험성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극복한 고체전해질 관련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고체전해질은 외부충격에 의한 파손 시 액체가 흐르거나 폭발할 위험이 없고, 고온이나 고전압 상황에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0건의 고체전해질 이차전지 관련 특허가 국제 특허시장에 출원됐다. 5년전 연간 13건이었던 것이 크게 늘어난 숫자다. 최근 10년간 출원된 특허를 보니 토요타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히타치가 10건, 소니가 8건, LG화학이 7건이었다.

고체전해질 부문에서는 일본기업의 연구가 활발하지만, 스마트폰 이차전지 시장 전체로 보면 한국이 세계 1위다.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한국의 모바일·IT용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3년 기준 45.4%다. 2009년(31.4%)보다 10%p 이상 뛰었다. 현재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2018년에는 70%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로드맵의 전망이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삼성SDI·LG화학 양강…中企는 이차전지 재료·부품 제조=이차전지 제조업은 삼성SDI, LG화학의 양강구도다. 로드맵이 최근 10년간 한국에 출원된 이차전지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926건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87건), SK이노베이션(65건), 삼성정밀화학(49건)도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에서는 L&F신소재가 30건, 에스비리모티브가 20건을 출원했다. 에스비리모티브는 2013년 삼성SDI에 흡수 합병됐다.

이차전지 제조는 대기업 영역이나 이차전지 후방산업은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 이차전지의 재료가 되는 양극·음극 소재, 분리막, 전해질, 외장재, 전구체 등은 중소기업 주력 분야다.

로드맵은 국내 이차전지 시장 규모를 2015년 기준 51조2058억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B3와 국내 데이터베이스회사 솔라앤에너지의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한 값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모바일·IT용이 50조5066억원, 전기자동차용이 6992억원으로 모바일·IT용이 98.6%를 차지한다. 로드맵은 2018년에는 이차전지 시장이 93조34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확대 추세는 특허출원 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9년 379건이었던 이차전지 관련 특허 출원은 2013년 1060건으로 뛰었다.

이차전지는 수출특화 품목이다. 관세청 수출입품목통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수출액은 2013년 기준 84억7692만달러다. 2008년(49억370만달러)보다 73% 늘어난 금액이다. 한미FTA 발효 이후 관세가 인하되면서 미국으로 수출량이 특히 크게 늘었다고 로드맵은 설명했다.

이차전지란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 형태로 변환해 저장한 뒤, 이를 다시 전기에너지 형태로 쓸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카메라에 들어가는 배터리다. 이차전지는 전기자동차에도 들어간다. 지금은 모바일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가 시장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향후에는 전기차를 위한 중형 배터리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로드맵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