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표권, 현지 대행기관 통해야 출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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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中 상표권, 현지 대행기관 통해야 출원 가능하다 누군가 사용하고 있다면 이의신청, 무효심판, 불사용 취소심판 대응

기사입력2017-05-06 06:30

의류기업 A사는 중국진출을 준비하던 중, 현지인이 A사의 주력상표를 선점한 사실을 알게 됐다. 법률적인 대응도 검토했으나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중국에서 상표는 ‘선출원주의’ 즉 먼저 등록한 사람에게 상표의 권리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A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5만위안(한화 약 900만원)을 주고 상표를 넘겨받았다. 상표를 선점당했다면, 그 상표를 다시 찾아오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서 상표권을 선점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만 1200여곳에 달한다. 한류확산과 한·중 FTA로 국내기업의 중국진출이 늘면서 상표분쟁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중국 내 상표출원 실적은 낮다. 2013년 기준 중국에 출원된 상표의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은 7위에 그쳤다. 중국이 한국의 제1수출국인 점을 감안하면 저조하다.

‘먼저 등록하는 사람이 임자’…선출원주의 中 상표권

©중기이코노미

상표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등록된 국가에서만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중국에서 상표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중국에 상표를 출원해 등록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국은 ‘자연인·법인 또는 기타 조직이 생산·경영활동에서 자신의 상품 또는 서비스업에 대해 상표전용권을 취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상표국에 상표등록을 출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표의 사용여부를 불문하고 상표법상 요건이 맞으면 허가를 거쳐 등록할 수 있다. 타인의 상품과 구별할 수 있는 문자, 도형, 영어자모, 숫자, 입체 영상표지, 색채조합, 소리 및 당해 요소의 조합이어야 한다. 현저한 특징이 있고, 식별이 용이해야 하며, 타인이 먼저 취득한 합법적인 권리와 충돌하면 안된다. 상표등록인은 출원한 상표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법의 보호를 받는다. 중국 상표권의 가장 큰 특징은 선출원주의다. 먼저 등록한 사람이 상표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중국내 상표출원은 반드시 현지의 대행기관을 통하도록 하고 있어, 한국기업 또는 한국인의 직접 상표출원은 불가하다. 상표 표장, 지정 상품 또는 서비스항목, 출원인의 유효한 사업자등록증, 출원인의 중문·영어 명칭과 주소, 출원 건 위임장 등 관련 서류를 갖춰 합법적인 대행기관을 통해 상표국에 신청하면 된다. 출원인의 중문명과 주소는 반드시 한자여야 하고 영문+중문형태는 안된다. 출원인이 자연인일 경우 중문이름을 쓰면 되고, 법인일 경우 중문명칭을 만들어야 한다. 상표당 1개 분류, 10개 품목을 지정할 수 있다. 분류를 추가하는 경우, 품목이 10개를 초과하면 비용이 추가된다.

형식심사와 실질심사를 거쳐 관련 규정에 부합된다고 판단할 경우, 3개월간 ‘상표공고’라는 관보에 공고된다. 이 기간 내 타인이 출원상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상표는 지정상품(서비스)에 등록되며, 상표 등록 후 상표등록증이 발급된다. 등록증이 발급되는 데까지 평균 1년 정도 걸린다.

관납료는 건당 600위안(한화 약 10만원)이며, 한번 등록하면 10년간 유지된다.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계속 사용하려면 기간만료 6개월 내 연장등록을 해야 한다.

침해 시 이의신청, 무효심판, 불사용 취소심판 통해 대응

©중기이코노미

선출원주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사전에 유사한 상표가 있는지 조사하는 과정은 필수다. 중국상표국이 제공하는 사이트(http://sbj.saic.gov.cn/sbcx/)에서 검색할 수 있다. 단 2개월내 출원정보는 검색되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또 해당 사이트는 중국어와 영어만 제공하고 있어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만약 자사의 상표를 누군가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의신청(공고중인 상표) ▲무효심판(등록된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등록된 상표)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

‘상표공고’에 공고중인 상표라면 공고기간(3개월) 내 ‘이의신청’을 하면 된다. 해당 상표보다 앞서 중국에 상표를 등록해 둔 경우라면, 출원일이 앞서는 상표를 근거로 해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출원일이 앞서는 상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다른 근거를 찾아야 한다.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품이 대리상 등을 통해 유통돼 상표가 어느 정도 알려진 경우라면 ‘저명상표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상표는 상표 및 상품이 동일·유사한 경우에만 보호받을 수 있지만, 저명상표로 인정될 경우에는 비(非)유사상품영역에서도 상표 등록과 사용이 금지된다. 단, 중국에서 상표가 알려져 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매출액, 광고비 지출액, 광고 사례, 지속기간 등)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유명한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