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상표권 보호받으려면 별도 절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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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홍콩서 상표권 보호받으려면 별도 절차 필요 상표권 등록과 별개…지재권 침해신고 후 상표권보호 등록절차 진행

기사입력2016-05-25 00:00

홍콩의 상표권 보호 절차와 관행이 한국과 차이가 있는데도,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알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홍콩의 한국 브랜드 지적재산권 침해로 추징된 금액은 36만1370달러였으나, 지난해는 약 4배 증가한 144만1207달러로 집계됐다. 지재권 침해에 따른 추징금 가운데 일부 또는 상당액은 홍콩의 법제도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홍콩에서 상표권 등 지재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상표권 자체를 등록하는 것 이외에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를 추가 요청해야 한다. 홍콩의 경우 상표권 등록은 우리나라 특허청에 해당되는 지식산권서(IPD)의 소관이지만, 상표권 침해에 따른 구제기관은 홍콩해관으로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홍콩에서 상표권 자체만 등록하고,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자사의 짝퉁제품이 공공연히 유통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관세청이 최근 개최한 ‘2016년 관세청 해외통관제도 설명회 및 상담회’에서 홍콩의 이민근 관세관은 “홍콩에서 한류영향으로 한국상품 수요가 늘고, 이로인한 모조품 적발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기업들이 상표권만 등록하면 지재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인은 홍콩시장 진출에 앞서 홍콩의 상표권 등록제도를 꼼꼼하게 숙지하고, 정부 당국은 홍콩의 관련 제도를 기업인들에게 충분하게 알려야 한다”고 했다.

상표권 자체 등록과 별개로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 필요

상표권은 등록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다. 국제무역 증가로 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이에따른 지재권 침해피해도 늘어남에 따라,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전에 상표권을 등록한다. 보통 해당국의 특허청, 홍콩의 경우 지식산권서(IPD)를 통해 등록한다.

홍콩해관에서 ‘상표권 보호’ 등록시 발급하는 서류. 왼쪽은 ‘신고내역 확인 요청서한’, 오른쪽은 ‘검사자 지정 수권 서한’이다.<자료=관세청>

그러나 지식산권서에서는 지재권 관련 법률제정과 상표권, 특허, 디자인등록, 저작권등록 등의 운영 및 공공교육의 업무만 맡을 뿐, 지재권 위반사실에 대한 적발과 처벌은 홍콩해관(세관)이 담당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지의 모조품을 단속해 처벌하기 위해서는 해관에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를 추가적으로 밟아야 한다.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재권 침해를 받았다는 신고가 우선 있어야 한다.

◇공공신고=지식산권서에 상표권이 등록돼 있어야 한다. 모조품을 발견한 사람이 신고를 하면, 해관은 사실확인을 묻는 ‘신고내역 확인 요청서한(Confirmation Letter)’을 상표권자에게 보낸다. 상표권자는 모조품이 맞는지, 그리고 처벌의사가 있는지 등을 작성해 회신하면 된다.

처벌의사가 없으면 ‘형사처벌의사 없음’ 항목에 체크한 뒤 서류상단에 기재된 홍콩해관 주소로 보내면 된다. 이럴 경우 향후 모조품으로 보이는 제품이 발견돼도, 행정기관은 단속·처벌하지 않는다.

처벌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신고된 품목이 모조품인지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모조품으로 확인되면 ‘형사처벌의사’와 ‘진품여부 확인’ 항목에 체크하고, 해관으로 서류를 보내면 된다. 이때부터 비로소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가 시작된다.

관세청이 최근 주최한 ‘2016년 관세청 해외통관제도 설명회 및 상담회’ ©중기이코노미

상표권자의 형사처벌의사를 확인한 해관은 상표권자에게 ‘검사자 지정 수권 서한(Authorization Letter)’을 포함한 여러 서류를 보낸다. 상표권자는 ‘검사자 지정 수권 서한’ 등의 서류를 다시 해관으로 보냄으로써 검사자를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해관에 양도한다.

검사자는 한국 본사의 지재권 담당직원, 홍콩 지사의 직원, 판매상, 로펌, 특허대리인 등 상표권자가 지정하는 누구나 가능하다. 그러나 검사자는 진품과 모조품을 비교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어 혹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부품의 경우 모조품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상표권자와의 협의채널도 갖춰야 한다. 검사자는 단수 또는 복수로 지정가능하나 복수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자 지정 수권 서한’과 함께 ‘진품 모조품 비교서류(Record of Preliminary Examination)’도 제출해야 한다. 진품과 모조품의 대략적인 설명과 사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기술하면 된다.

◇자진신고=상표권자가 진품과 모조품 샘플을 가지고 가서 등록하면 된다. 홍콩이 아닌 중국이나 한국에서 발견된 모조품이라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홍콩으로의 반입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신고에 비해 등록이 까다롭다. 공공신고와 같이 ‘검사자 지정 수권 서한’, ‘진품 모조품 비교서류’ 등을 제출하면 된다.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를 마치면, 향후 발생하는 모조품 단속건은 검사자에게 직접 통보된다. 브랜드당 하나의 제품만 등록해도 브랜드 전체제품이 자동 등록되는 효과가 있어 편리하다. 외국에 있는 기업이나 대리인은 직접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홍콩내 사무소를 통해 해야 한다.

이민근 관세관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이라면 우선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하고, 상표권을 등록할 때 해당국가에 별도의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특허청이나 외교부 등 유관기관에서 K브랜드 사업을 실시, 중소·중견기업의 ‘상표권 보호 등록절차’ 비용이나 한국인 검사자의 홍콩 체류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