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中 상표권 침해소송 패소 ‘타산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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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뉴발란스, 中 상표권 침해소송 패소 ‘타산지석’ 중문상표 별도 등록해야…코트라 IP-DESK 출원비용 50% 지원

기사입력2016-11-01 00:01

양한나 객원 기자 (hnyang@kanghanip.com) ㅣ다른기사보기

강한국제특허법률사무소 양한나 파트너 변리사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사가 최근 중국에서 상표권 침해소송에 패소해 500만위안(약 8억8000만원)을 손해배상액으로 배상하게 됐다. 이 사건은 ‘NEW BALANCE’의 중문명에 해당하는 ‘百倫’, ‘新百倫’을 먼저 선점한 중국 신발 제조업체에 의해 제기된 소송이다. 중급인민법원에서는 뉴발란스 중국 판매법인의 침해를 인정하고 9800만위안의 손해배상액을 선고했다. 피고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했으나, 고급인민법원에서도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500만위안을 손해배상액으로 물어줄 것을 선고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문 ‘NEW BALANCE’와 국문 ‘뉴발란스’는 유사한 것으로 인정하지만, 중국의 경우 영문과 중문 상표는 원칙적으로 비유사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각각 별도의 상표권을 요구한다. 뉴발란스 사건에서도 ‘NEW BALANCE’가 반드시 ‘新百倫’로 음역 또는 의역되는 것은 아니라고 고급인민법원에서 판단했다.

이처럼 제 아무리 세계적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중국에서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돈을 들여 상표를 출원해 봤자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 담당자들이 아직 더러 있다. 지난해 중국 상표 출원 건수는 280만건으로 세계 최대이고, 중국 상표 브로커에 의해 약 1000개의 국내 상표가 도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금까지는 출원인이 개인일 경우 인터넷을 통한 전자출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개정상표법에서는 개인이 직접 전자출원하는 것이 가능해 졌기 때문에 브로커에 의한 국내상표 도용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 진출을 앞둔 기업이라면 국문·영문 상표 뿐만 아니라 중문 상표도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것이 불투명한 사업초기에 중국에서까지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국내에서 먼저 상표를 출원해 둔 뒤, 국내 출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중국에 우선권 주장을 하면서 출원을 해 국내 출원일로 출원시점을 소급받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는 중국 IP-DESK를 운영해 출원비용의 50%를 지원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 중소·중견 기업이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에 미리 상표권을 확보해두면 뉴발란스와 같은 사례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조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 침해 주장을 할 수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알리바바 그룹 사이트(타오바오, 알리익스프레스, 티몰) 내의 모조품 판매 페이지의 삭제를 요청하는 것이다. 중국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60%가 모조품이고, 이로 인한 국내기업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지식재산권 보호 플랫폼을 구축해 정당한 권리자가 모조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요청할 경우, 해당 제품의 판매 페이지를 삭제해 주고 있다. 특히,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서는 알리바바 그룹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알리바바 그룹 사이트 내의 침해 모니터링, 상품 판매 페이지 삭제 요청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으므로 중국 내 등록 지식재산권이 있다면 이를 적극 이용해 볼만 하다.

브로커에 의해 상표가 선점된 경우라면 이의신청이나 무효심판을 청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가 아니거나, 브로커와 계약관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려울 경우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 뉴발란스 역시 원고의 상표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었지만, 기각돼 결과적으로 손해배상까지 하게 됐다. 이러한 경우라면 브로커에게 소정의 금액을 주고 양도를 받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권리를 확보하고, 보호방안을 여러 측면에서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문·영문 상표라면 중문 상표도 별도로 출원해 등록하고 제품에 기술적 특징이 있다면 특허를, 외형에 특징이 있다면 디자인 출원을 하는 것이다. 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