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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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2025년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될 것” 산업연, 반도체 제조기반 강화하고 시스템반도체 역량 확보해야

기사입력2022-05-02 14:5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면 메모리반도체의 경쟁우위 유지 등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산업연구원은 1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계획 등을 종합하면 대략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미국 반도체 생산공장을 2021년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밖에 주요국과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 반도체 생산이 늘어나면 반도체 수요기업은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자연스럽게 재편되고 다각화될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같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위상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경쟁우위 등에 기반하고 있다. 당장 현재 주요국의 반도체산업 지원정책은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지만, 파운드리가 공급과잉이 되면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당장에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세계적인 파운드리 설립 붐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면 단가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와는 달리 대량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추는 것도 경쟁력의 원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파운드리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메모리반도체를 위탁생산하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우위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공급망 재편 이후 모호한 중립 힘들 전망”=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미국과 중국의 분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 역시 한국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 구조상 생산은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요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므로 어느 한 방향으로 노선을 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중대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어 양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이후에는 애매모호한 중립 유지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자국 기술 통제로 외국의 반도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는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동맹에 대한 참여는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세계시장의 산업 및 기술 동향을 보면 반도체가 없이는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므로 대중국 수출이 중단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고 다른 국가에서 대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분쟁이 극적으로 해소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에는 “현재 강점인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확보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한국 기업과 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자금 혹은 세제지원이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반도체 제조 입지가 세계 최고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부지 결정에는 물, 전력 등 안정된 인프라가 중요한데, 이러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반도체 생산 입지에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및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