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빅스텝에도 대출연장은 9월말 종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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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금리 빅스텝에도 대출연장은 9월말 종료 전망 중기업계, 가파른 금리인상에 “건실한 기업도 부도위기 우려”

기사입력2022-07-1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계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에 따라 9월말 종료 예정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대안마련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추가연장 없이 9월 종료를 전제로 대응방안을 내놓았다.

중기중앙회는 13일 논평을 통해, “6월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이고,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원에 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은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했다. 한은은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매번 0.25% 단위로 변경해왔고, 한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또, 4월과 5월에 이어 7월 금통외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 역시 처음이다.

원인으로는 걷잡을 수 없는 물가급등과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6월 들어 소비자물가가 6% 인상된 데다,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6~7%대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역시 현지시간으로 13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9.1%를 기록하며 가파른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금까지 빚으로 버텨왔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처럼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중소기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금까지 빚으로 버텨왔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매출 회복을 기대했으나 원자재·환율·물류 등 생산원가가 폭등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6월 중소기업대출은 5.4조원이 증가해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늘었다”며, “금리가 올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또, “중소기업 대출은 60.3%가 담보대출임에도 불구하고 신용대출이 66.5%인 대기업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며, “더욱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의 가산금리도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기준금리 상승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정책 변화로 인해 기준금리가 1% 인상될 경우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0.64%, 대기업의 대출금리는 0.5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정부는 작년 상반기와 올 상반기 연이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금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9월 말 종료 예정인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엄중한 상황을 반영해 조속히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9월 대출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예정대로 만료=실제로 금융당국은 대출연장·상환유예 조치의 9월 종료를 전제로 대응방안을 내놓았다.

14일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추진현황 및 계획’에 따르면, 금융위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만료 이후에도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10월 이후에도, 급격한 대출회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책의 시기를 10월로 명시해, 만기연장이 추가연장 없이 9월에 종료된다는 전제 하에 수립된 계획임을 내비쳤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30조원 규모의 부실우려 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거치기간을 늘리고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하며, 대출금리 인하와 원금감면도 계획 중이다. 아울러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 대출로 전환을 추진한다.

이같은 대책은 “만기연장 등에 힘입어 지표상 연체율은 아직 양호하나, 코로나19 위기중 매출부진을 추가대출로 충당하면서 채무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만기연장 종료 이후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중소기업계가 요구하는 만기연장의 추가연장은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이번에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 있게 실행될 지 여부가 9월 이후 중소기업계의 상환부담 가중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