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환율 상승에 당분간 무역적자 지속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원자재가격·환율 상승에 당분간 무역적자 지속 무역협회 “물가 높은 수준 유지 가능성, 정부 차원 물가관리 필요”

기사입력2022-07-18 14:4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 원자재 가격과 원화 환율의 변동요인 및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할때 수출금액은 0.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6월 들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15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326.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1144.9원)에 비하면 15.8%가 올랐다. <사진=뉴시스>

반면, 수입금액은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상승한 결과, 수입단가는 4.9% 상승하고 수입물량은 1.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의 수출증대 효과보다 수입증대 효과가 더 커 당분간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가격상승 압박은 분석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 에너지 원자재 가격과 곡물 가격이 분석에서 가정한 10%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2021년 평균가에 비해, 7월12일 현재 원유는 47.6%, 천연가스는 74.1%, 석탄은 207.4%나 상승했다. 밀(18.9%), 옥수수(34.1%) 등은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크게 오른 뒤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폭 역시 10%를 웃돌고 있다. 올해 6월 들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15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326.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1144.9원)에 비하면 15.8%가 올랐다.

◇산업 전체 생산비용 8.8% 상승=이같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변동의 영향은 기업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비용은 상승했는데, 이를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7월12일 기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체 산업의 생산비용은 1년 만에 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광석, 구리 등 금속 가격이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며 생산비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생산비 상승 폭(11.4%)이 서비스업(4.4%)보다 2배 이상 컸다.

원자재 중에서는 에너지 가격상승이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5.9%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또 석탄제품(102.3%), 전력·가스·증기(68.9%), 석유제품(41.6%) 등 에너지 원자재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산업에서 높은 가격상승이 나타났다.

농산품 가격상승은 식품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음식료품(0.8%), 음식점·숙박서비스(0.2%) 산업의 생산비용 상승을 유발했다.

환율변동의 경우, 12일 환율(1312.4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산업 평균 생산비용을 2.9% 상승시켰다. 환율변동으로 인한 생산비용 파급효과는 전산업에 걸쳐 고르게 나타난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수입의존도가 높은 석유제품(7.9%), 석유화학(6.8%) 등에 대한 영향이 높게 나타났다.

생산비용이 높아졌지만,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전가한 기업은 5% 미만에 불과해, 채산성 악화가 우려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1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액을 반영했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일부 반영이 55.6%였고, 미반영이란 응답도 40.3%에 달했다. 이유로는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또, 원자재가 및 환율 변동이 최종재 생산비용에 반영되기까지는 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 충격의 경제성장률 둔화 영향은 충격 직후 가장 크며,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약 10개월 이후 대부분 소멸한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도원빈 연구원은 “올해 3~4월 집중됐던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경제성장률 둔화는 대외여건 개선에 따라 내년 초부터 완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는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해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