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수출 6월에 빨간불…지원방안은 12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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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중기 수출 6월에 빨간불…지원방안은 12월에 위기 진단도 빠져…중소기업 목소리 제대로 듣고 있는지 우려

기사입력2022-11-05 00:00

정부가 12월 중에 수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것이야 올바른 방향이겠으나, 중소기업 수출 위기를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는 속도가 느린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 등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기업 200개를 포함해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원자재가격 급등이 76.6%로 단연 압도적이었다. <사진-=뉴시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비상경제차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반적 수출 흐름이 약화되며, 당분간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라며 에너지 절약과 중소기업 수출지원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9월까지의 중소기업 누적 수출이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상황이지만, 6월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월간 단위로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 추이를 보면, 6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의 수출 감소가 발생했다. 7월(-1.7%)에도 감소한 중소기업 수출은, 8월 들어 2.5% 증가로 반등했다 9월에 다시 -0.5%로 감소전환했다.

방 차관은 “특히, 중소기업의 10대 수출국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2.9%) 수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10월에도 우리 경제 전체의 대중국 수출이 큰 폭 감소(-15.7%)한 점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 수출도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온라인 분야 수출 선도모델 발굴, 소비재 분야 해외판로 지원과 함께, 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해 수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12월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늦게나마 중소기업 수출 지원에 나서겠다는 건 다행이지만, 수출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이 초여름부터인데 지원방안은 겨울에나 나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회의 안건과 정부의 대응 방향을 들여다봐도, 중소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기업 200개를 포함해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원자재가격 급등이 76.6%로 단연 압도적이었다. 이 밖에 금융비용(이자) 부담 증가(13.5%), 환율 상승(7.1%) 등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위기신호가 있었고 올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현안이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고 기준금리가 3%까지 치솟는 등의 상황 역시 올여름부터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옥죄는 문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해결방안은 그 문제에서 시작된다. 이같은 복합위기와 중소기업 수출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제대로 진단하고, 위기관리에서 시작해 성장지원까지 나가는 중소기업 수출 대응책이 체계적으로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사실상 수출 단 하나의 주제로 진행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금리 등의 복합위기 상황이 수출에 미친 영향이 진단되지는 않았다. 당연히 리스크 관리 방안도 논의되지는 않았고, 거대담론 수출의 장기적인 수출증대 계획이 나올 뿐이었다.

수출 중소기업의 위기와 무역적자 속에서 정부가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다가올 거대한 침체의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유념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