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에도 수출 3.6% ↓…성장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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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중 합의에도 수출 3.6% ↓…성장둔화 우려 미 정책 불확실성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혀

기사입력2025-05-2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일부 합의를 도출했지만, 여전히 관세로 인해 우리의 대미·대중 수출이 상당폭 감소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NABO 경제동향 & 이슈’ 5월호에 실린 ‘미국 관세정책의 시나리오별 영향’ 보고서는, 미중 합의를 포함해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우리 수출이 지난해보다 3.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분석에서는 미국의 관세부과 내용 등을 포함한 총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두 가지 시나리오의 경우, 미국의 대한국 관세율을 15%로 봤다. 보편관세 10%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관세 25%를 추과로 부과하는 경우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시나리오 1에서 30%, 시나리오 2에서 54%로 각각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무역협상을 통해 대중국 추가 관세 125% 중 91%는 취소하고 나머지 34%는 90일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과, 양국 간 추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90일 뒤에 총 54%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아울러 IMF 등 국제기구에서 분석에 자주 활용되는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2015~2024년 평균 수준(약 250pt)보다 3배 정도 높아지는 경우를 가정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3은, 한국·캐나다·멕시코에 25%와 중국에 145%의 관세가 적용되는 경우다.

이중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1의 경우에도 한국의 수출은 약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나리오2의 경우에는 4.7%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예산정책처는 지난 3월 분석에서 한국에 10%,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의 경우 우리 수출이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전망보다 새로운 시나리오에서 수출감소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에도 우리 수출 감소

보고서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대미 수출 감소가 가장 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미 수출은 미국의 대한국 관세율에 따라 크기가 결정되는 직접효과와, 수출 경쟁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와 미국의 수입선 대체효과 등으로 결정된다.

대중 수출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산출된다. 중국에 60% 를 부과하는 종전의 시나리오에서는 대중수출이 5.9% 정도 감소하나, 관세율이 30%로 낮아지는 시나리오 1에서는 대중 수출이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이 위축되며 우리 경제의 성장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 역시 우리 대중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 중간재의 비중이 85.9%에 달하기 때문이다.

연쇄효과를 단계별로 분석해보면, 관세로 인해 중국의 대미 수출가격이 1% 오르는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물량은 약 0.6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1% 감소하면 우리의 대중수출은 평균적으로 0.4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감소하면 우리의 대중수출도 상당폭 타격을 입을 것이란 의미다.

보고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기준 전망 대비 0.1%p 정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이 위축되며 우리 경제의 성장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미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유연하게 바뀌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영향은 당초 우려에 비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방리스크가 미중합의 이후 당초 우려에 비해 상당 폭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우리나라 관세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 마련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고, 자동차·철강 등 업종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발 세계교역질서 재편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생산기지 이전·재배치 등 수출전략의 변경 및 새로운 전략 수립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