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에 치우친 수출 우려…경제영토 확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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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미중에 치우친 수출 우려…경제영토 확장해야 통상리스크 대응부터 내수진작까지 정책지원 시급하다

기사입력2025-05-24 00:00

미국과 중국이 이달들어 관세합의를 도출했지만, 올해 국제교역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 미국이 10%의 보편관세와 함께 주요 수입품목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 방침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수출제조업 국가인 한국의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

최근 경총이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우리 제조업의 GDP 4838억 달러 중에서 해외수요로 유발된 비중은 58.4%(2824억 달러)에 달했다. 2000년에만 해도 제조업 GDP에서 국내수요 의존도는 47.3%였는데, 2023년 들어 41.6%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해외수요가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경제규모가 큰 주요 국가들을 보면,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가 한국보다 더 높았다. 미국(75.9%)과 중국(70.1%)은 그 비중이 70%를 웃돌았다. 한국과 같은 수출제조업 국가인 일본 역시 59.4%로 절반을 웃돌았다. 국내수요 의존도가 한국보다 낮은 독일(30.8%)은 육로로 이어진 EU 회원국들에 많은 수출을 하고 있다.

제조업 GDP의 해외수요 비중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는 의미일뿐이다. 다만, 수출시장이 좁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 몇몇 나라의 경제 사정이나 정치적 변동에 의해 우리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우리 제조업 GDP의 국가별 수요 의존도는 미국(13.7%)과 중국(10.8%)만이 두자릿수였다. 아래 순위인 일본(2.6%)과 인도(1.9%), 호주(1.8%)로 인한 제조업 GDP를 모두 합쳐도 1위인 미국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긍정적으로 보면 세계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지금은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수출 제조업 국가인 일본은 제조업 GDP 중에서 미중 두 나라 수요 의존도가 각각 8%대로 합산해도 17.5%에 그쳤다. 독일 역시 15.8% 수준이었다. 23%를 넘어선 한국의 수요 의존도가 크게 치우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핵심 수출산업의 미중 의존도가 더 높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 제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장비 업종 GDP의 2023년 미중 수요 의존도(37.5%)는 주요국 중 대만(53.1%) 다음으로 높았다.

경총은 이같은 문제점을 들며, “주요 경쟁국인 일본, 독일보다 높은 우리나라 제조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를 고려해 볼 때, G2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양국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다른 경쟁국보다 우리 제조업 생산에 더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수출입 다변화 및 통상 리스크 대응, 국내 소비 진작 등 대책 마련과 이에 대한 정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출입 다변화는 하루이틀에 될 일이 아니며, 긴 안목을 가지고 외교와 공급망 관리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계획해 나가야 할 과제다. 통상리스크 대응은 당장 오는 6월 3일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을 벌여나갈 일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소비진작의 경우, 1분기 마이너스 성장과 민간소비 위축 등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긴급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중장기 과제에서 단기대책까지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응이 때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