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회사 ‘보호 의무’ 강화한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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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중대재해처벌법, 회사 ‘보호 의무’ 강화한 것 뿐 산재 외 시민재해가 영향 더 클 수 있어…객관적 매뉴얼부터 확보를

기사입력2022-03-14 08:09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협회 이사

2022년 1월27일부로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에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 우리 회사가 근로자 50인 이상의 사업장이라면, 일단 우리 회사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인지 한번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사실 지금 언론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산업재해, 공사현장 같은 내용만 다루고 있다. C사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라든지 S사의 채석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해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 하더라도, 막상 떠 올리는 것은 이른바 ‘산재’ 사고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범위는 꽤 넓다. 왜냐하면, 이 법의 적용 범위는 종래의 산업재해 영역인 중대 산업재해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중대 시민재해라는 영역까지 확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대 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해 발생한 재해로서 일정 수 이상의 사망자 또는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특정 원료, 제조물 등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인명사고의 발생이라는 것은 굉장히 범위가 넓다. 특히 인명사고에는 사망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상자도 포함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 언론 등에서는 이 부분을 별로 다루지 않고 있는데,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중대 시민재해 부분이 우리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클 수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법을 위반해 사상자가 발생하면, 법인 외에 경영주나 사업주까지 강력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해당 사업장에서 법에 규정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한 것을 증명하면 면책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법을 위반해 사상자가 발생하면, 법인 외에 경영주나 사업주까지 강력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해당 사업장에서 법에 규정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한 것을 증명하면 면책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회사가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안전·보건 확보 의무이고, 이것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직 제대로 된 기준은 나오지 않았다. 법 적용 사례가 쌓여야 예측할 수 있는데, 시행된 지 며칠 되지 않아 충분한 사례가 쌓이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의 시점에서 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법원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법 위반이 문제 되는 시점에서 가장 객관적인 매뉴얼에 따라서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 현재 여러 곳의 관청이나 관할 부서에서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당연히 법원의 1차 판단 기준은 우리 사업장과 관련된 주무관청이 제작한 매뉴얼을 제대로 따랐는지, 아닌지가 될 것이다.

일단 해당 매뉴얼을 확보하자. 주무관청의 매뉴얼이 없다면, 일단 다른 부서에서 만든 것이라도 확인해보자. 해당 매뉴얼에는 아예 안전·보건 의무와 관련한 점검표가 첨부된 것도 있다. 우리 회사에 무엇이 필요한지 대충 ‘감’이 잡힐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중대재해처벌이라는 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법은 아니다.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측의 보호 의무를 강화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안전·보건 의무 확보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기존에 누적된 판례와 선례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