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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상인 부채 해결위해 ‘지금 당장’ 준비 해야

윤석열 당선인, 온전한 손실보상·채무조정 등 공약 이행하기를 

기사입력2022-03-22 00:00
신동화 객원 기자 (hwa@pspd.org) 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동화 간사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최소 득표율차로 당선인이 결정될 정도로 치열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만큼은 여야가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50조원 이상의 재정 투입과 온전한 손실보상, 부실채권 매입, 신용대사면과 고정비 상환감면 대출제도(한국형 PPP) 시행, 손실보상 법제화 등이 공약으로 제시됐다. 이렇듯 중소상인의 위기와 부채 부담은, 국민 여론에 민감한 선거판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다뤄 질 정도로 새 정부 경제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됐다.

 

자영업은 지난 몇 년 간 그 절대적 비중이 줄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한국의 전체 고용의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주요한 경제주체이며, 중소상인이 한계 상황에 몰려있다는 것은 곧 수많은 국민들의 생계가 매우 어려워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소상인의 영업 위축과 부채 문제는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급증하는 중소상인의 부채, 양보다 질이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정책은 대다수 중소상인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그로인한 수익 급감은 사업 운영난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생계유지까지도 위협했다. 수도권 내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도소매업, 요식업, 서비스업 등 자영업 분야의 2020년 매출액은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23%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업종에 따라서는 평균 80%까지 매출액이 감소한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박정미, 오상엽, 2021.12.17., ‘2021KB 자영업 보고서:수도권 소상공인의 코로나19 영향 조사’, KB금융그룹).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년간 자영업자들은 급격한 매출감소에도 폐업은 피하기 위해, 혹은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자영업자 부채는 계속 불어나고 있으며, 2021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마찬가지로 역대급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계부채 일반의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중소상인 부채 규모는 900조원에 육박했다(한국은행, 2021.12., ‘20213분기 금융안정보고서’).

 

그러나 중소상인 부채와 관련해 더욱 우려되는 것은 부채의 질이다. 중소상인 부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소득이 낮을수록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계대출 일반의 경우 소득분위가 높아질수록 부채 규모가 커지고 증가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소득 1분위~2분위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은 20213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저소득 자영업자의 비은행권 고금리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취약차주가 될 가능성이 큰 다중대출자의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이렇듯 현재 중소상인 부채 위험은 향후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이므로, 보다 즉각적인 해결방안 마련과 시행이 요구된다.

 

전가된 방역정책 비용, 정부가 갚아야 할 빚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정책에 따른 매출 감소가 지난 2년간 중소상인들의 빚 부담을 증가시켰음을 생각한다면,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정부가 높은 국가부채 증가율을 감수할 정도로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의 재난 지원대책은 그 규모도, 범위도 부족했다.

 

중소상인의 위기와 부채 부담은, 선거판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다뤄 질 정도로 새 정부 경제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됐다. 사진은 올해 1분기 손실보상 선지급 추가 신청이 시작된 2월28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유행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각 경제주체들의 피해를 보전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명목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평균 119%에 이를 정도로 확장재정 정책을 펼쳤고, 가계부채 비율은 평균 79%로 통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정은 이와 반대다. 우리 정부는 공공부문 부채를 명목 GDP 대비 60% 초반 수준으로 묶어놓은 반면 가계부채 비율은 약 108%까지 치솟도록 방치했다.

 

미국이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통해 인건비 등 고정비를 사실상 무상으로 지원하고, 일본이 매일 최대 60만원 가량의 영업단축협력금을 지원하는 등 총 18000만원의 손실보상을 제공하는 동안, 그리고 프랑스 정부가 봉쇄기간에 휴업보상금 10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동안(MBC, 2022.1.9., 스트레이트, ‘억대 지원금 받은 미국·유럽·일본의 자영업자들’),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및 거리두기 정책 실시 후 1년 반 가까이 지나서야 손실보상법을 통과시켰을 뿐이다. 더욱이 그 손실보상마저도 법 시행 전 발생한 코로나19 손실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거나, 직접적인 영업제한 외 사적모임 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업종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적용 범주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중소상공인 매출 감소는 이들이 장사를 잘못해서도 아니고, 시장경제의 작동에 의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제한에 따른 경제 외부효과가 이들의 영업을 위축시킨 것이다. 물론 전염병 대유행 시기 정부의 집합금지와 방역정책은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그러한 정책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특정계층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행정명령에 따른 집합금지 및 제한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다. 정부가 발생시킨 비용을 중소상인이 안게 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는 결국 현재 정부가 이들에 대해 빚을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새 대통령에게 적극적인재정 운영을 요구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최근 중소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공약으로 제시된 중소상인 부채 청산과 손실보상 방안 마련 관련해서도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지켜야한다는 논리가 새 정부 내에서도 강하게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역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추경 편성을 추진할 때마다 기획재정부와 재정보수론자들이 재정건전성을 명목으로 실질적인 손실보상의 발목을 잡아왔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국민에게 약속한 온전한 손실보상과 부실채권 매입·채무조정 등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 물론 적극적 재정정책이 수립·시행되기 전 고금리 다중채무로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하는 중소상인들에게는 저금리 대환·장기상환금융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도록 하고, 폐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출구를 마련해 이들의 삶이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중소상인 피해보상이 다른 영역의 사회서비스와 복지 영역 예산 축소로 이어져선 안 될 것이라는 점을 역시 분명히 해야 한다. 공공의료시설 확충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코로나19가 우리사회에 남긴 당면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가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할 책임이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동화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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