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글로벌화…“기업 ‘내셔널리티’ 중요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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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탈글로벌화…“기업 ‘내셔널리티’ 중요한 변수” 미중 경제전쟁으로 불확실성 요인…“첨단산업·기술 대책 필요”

기사입력2022-06-07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탈(脫)글로벌화’에 따라 기업의 내셔널리티(Nationality)가 중요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산업혁신정책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개최한 ‘국내 복귀기업 지원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리쇼어링’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조재한 실장은 ‘어느 나라 기업인가,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느냐, 누구(나라)랑 협력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메리카(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밀월관계) 시대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내셔널리티가 향후 기업이 고려해야 할 가장 큰 불확실성이 됐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 혹은 기술패권에 있다. 미국은 첨단기술과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수출제한 리스트를 지정하고 해외직접제품규정, 수출관리규정 개정을 통해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기술탈취 목적의 미국 투자 심사도 강화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견제에 대항하기 위해 무역·안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2020년 수출통제법 제정을 통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와 동일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든 형태의 제도를 갖춤으로써 경제전쟁 체제를 갖춘 상태다.

◇바이든, 국제공조로 對中 제재 강화=바이든 정부는 앞선 정부들의 단독 對中 제재를 넘어, 국제공조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이슈가 됐던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다. 유사한 이익을 가진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견제를 본격화하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미중간 패권 경쟁으로 인한 탈(脫)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아시아 지역의 동맹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변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그동안은 미국으로의 리쇼어링이 중심이었다면, 향후 아시아 중심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 확대도 예상된다.

한국 기업과 경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불활실성 확대의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선, IPEF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공급망 부문을 주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봤다. 한국의 기업과 한국 경제는 IPEF가 장기적으로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내셔널리티를 고려한 새 전략 필요=조 실장은 글로벌 기업 경영에서의 내셔널리티를 고려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턴기업 지원제도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정하고 국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증대 등을 위해 유턴기업 유치 전략을 추진했는데, 이를 통해 기업들의 국내복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확대되는 추세다. 2014년부터 2020년 사이 연 평균 11.7개사였던 국내복귀 기업은 2020년 24개사, 2021년 26개사로 늘었다.

또한 한 개의 기업, 중소기업 중심이었던 국내복귀는 점차 중견기업이나 첨단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결합한 형태의 국내복귀 기업 사례도 늘고 있다. 2019년 현대모비스는 5개 부품기업과 함께 국내로 복귀해 대기업 국내복귀 첫 사례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의 국내복귀 투자금액은 약 3640억원, 고용효과는 800여명이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를 통해 리쇼어링 강화를 위한 유턴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을 회복하는데 초점=조 실장은 국내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할 때, 아시아 지역의 탈중국화 기조에 대응한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입이나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중기적으로는 생산국가나 비즈니스 파트너가 글로벌 공급망의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재검토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업들은 국내 리쇼어링 정책지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향후 첨단산업, 일자리, 공급망 안정에 부합하는 리쇼어링에 대한 정책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리쇼어링을 고려하는 기업은 자신에게 맞는 정부의 지원정책을 활용하면 된다. 또, IPEF를 중심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아시아의 제3국 니어쇼어링까지 결합한 전략적 고려도 필요하다.

조 실장은 향후 국내복귀 기업에 대한 정책적 옥석 가리기가 중요시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히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으로 복귀해 일자리 창출이나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 등 국내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조 실장은 완전한 탈중국화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중 간의 갈등도 첨단산업이나 첨단기술을 활용한 분야에 집중돼 있고, 바이든 정부도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에 대한 논의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첨단산업과 첨단기술에 집중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