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 ‘젊은 중산층’ 부상… 아세안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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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소득 증가 ‘젊은 중산층’ 부상… 아세안 잡아라 디지털 친화, 쌀·의료·보건 산업 성장, 무슬림 인구와 할랄 수요

기사입력2023-01-10 16:4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은 중국, 인도와 더불어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최근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중심지로 아세안이 떠오르면서, 기업의 투자이전 확대로 아세안의 경제성장 모멘텀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아세안 시장 인구 트렌드와 기회요인’ 보고서를 보면, 2030년 아세안 국가의 총소비는 2020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전망이다. 소득수준이 늘어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한 식음료(F&B), 모빌리티, 전자제품, 교육 등의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

보고서는 인구 연관산업 트렌드와 기회요인으로 ▲소득수준 상승으로 중산층 인구 증가 ▲디지털 친화적 소비자 ▲쌀 산업의 확대 ▲2억6000만 무슬림 인구와 할랄 수요 ▲의료·보건 산업의 성장 등을 꼽았다.

◇소득↑…중산층 인구 증가=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30년 아세안 중산층 인구는 전체의 67%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산층은 일반적으로 임금 또는 소비액이 하루 인당 10~100달러 사이인 인구를 지칭한다. 경제성장과 젊은 중산층이 부상하면서 현지 식음료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지역의 젊은 인구는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특히 소셜미디어 사용에 능하므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홍보활동, 인플루언서 등과의 협업 마케팅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요구된다. 또, 젊은 인구층에서 한국 가요, 드라마 및 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식음료 프랜차이즈 진출에 유리하다.

베트남의 경우 연간 150만명이 넘는 출생아 수를 기록하고 있어 영유아 및 임산부 관련 제품도 유망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디지털 친화적 소비자=아세아의 젊은 소비자들은 디지털에 친숙하며 팬데믹 이후 식료품 및 뷰티제품, 의류 등을 이커머스에서 구입하고 음식배달 등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사용빈도와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의 가정은 인터넷 이용률이 95.5%에 이른다.

아세안 각국은 인구 집중과 기반 시설 노후화에 따라 환경·교통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스마트시티 개발 및 도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스마트 교통, 에너지, 전자정부, 헬스케어, 환경, 안전시스템 등의 시장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봤다.

◇쌀 산업의 확대=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아세안은 세계 쌀 생산의 26%, 수출의 40%를 차지한다. 생산한 쌀의 상당량을 자체 소비하며 중동 및 아프리카에도 수출한다.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경우, 자국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쌀 수입에 의존하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식량안보 문제가 불거지면서 품질 향상과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한 아세안 국가들의 농업 발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고급 농기계 및 ICT기술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스마트팜 컨설팅, 당도 측정기, 추수기, 선별시스템, 트랙터, 워터펌프 등 농업 분야 진출이 유망하다. 이 밖에도 과일, 팜유, 파티오카, 커피 등 풍부한 식품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산업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하다.

◇2.6억 무슬림 인구와 할랄=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2%, 약 2억2900만명이 무슬림이며 단일국가 최대 이슬람교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합계 출산율이 2.27로, 할랄제품 잠재소비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2024년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식음료 상품에 대해 인도네시아 공인 할랄 인증여부 표기가 의무화된다. 정부 차원에서 할랄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일반 소비자의 관심도 증가하는 만큼 우리 기업 진출에 있어 할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말레이시아 또한 인구의 70%가 무슬림으로 향후 할랄산업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할랄은 더 이상 식품에 한정되지 않고 의약품·건강보조식품·의료장비·화장품·세면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에 적용되고 있으며, 물류·포장·브랜드·마케팅·미디어·여행 등 서비스분야로도 확장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각종 인프라 등 우수한 할랄 환경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할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보건 산업의 성장=인구 고령화와 팬데믹 이후 국민들의 건강 인식이 높아지면서, 정부 주도로 의료산업이 육성되고 있다. 2억7000만명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2014년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근로자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등 의료서비스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과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체 조달이 어려운 호흡기기·촬영장치·영상진단기기·인공관절 등의 수입 비중이 늘고 있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태국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며, 고령인구 질환이 증가해 의약품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의 2027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태국은 아세안 의료 허브 육성을 추진하고 있어 의료기기 시장으로의 진출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아세안 각국 정부는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기회를 맞아 경쟁력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이와 연계한 자국의 핵심기술과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가별 노동인구 특성과 부존자원, 정부정책 등을 고려한 진출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