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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줄었는데 “소득 지표 개선” 눈속임만

저소득층 적자가구 늘었는데, 뭐가 개선된 것인가 

기사입력2023-02-25 00:00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 적자가구가 늘어나는 등 저소득층일수록 가계수지가 크게 나빠졌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저소득가구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며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되었으나, 고물가, 경기둔화 우려 등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할때 개선세 지속 여부 불확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설명자료에 나오는 한 구절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살림살이가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이 체감하는 바와 큰 차이가 난다.

심지어 실제 조사결과를 보면,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등 살림살이가 악화된 지표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다는 기재부의 자화자찬이 왜 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1인 이상 약 7200가구의 4분기 월평균 명목소득은 1년 전에 비해 4.1% 늘어났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가 가장 많은 6.6% 증가했다. 기재부는 아마 이 명목소득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을까 짐작이 간다. 실제로 위의 자료에는 “모든 분위에서 총소득이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1분위 소득 큰 폭 증가”라는 표현도 나온다. 

문제는, 물가를 고려하지 않은 명목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1.1%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률은 5.3%로 명목소득 상승률보다 크게 높았다. 

물가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는 소비지출을 보면 알 수 있다. 4분기 동안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5.9%가 늘었는데, 물가를 고정해 실제 소비량을 가늠한 실질지출은 0.6%에 그쳤다.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경우 -1.1%를 기록했는데, 실질지출은 무려 -6.6%로 대폭 감소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먹는 양을 줄였음에도,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별로 줄이지 못했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이 이모양이니, 소득이 늘어도 가계수지가 개선될리 만무하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수지 흑자액은 4분기 들어 1년 전에 비해 -2.3%로 감소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하위일수록 적자가구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는 전체의 가계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8%로 가계수지가 대폭 감소했다. 2분위 부터는 가계수지가 흑자이지만, 1년 전에 비하면 -5.5%로 감소폭이 컸다. 3분위(4.1%)는 증가했지만 4분위(-0.7%)와 5분위(-2.6%)의 가계수지 흑자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분위 중에서 가계수지 적자가구 비율은 59.5%에 달했다. 2021년 4분기(57.6%)에 비해서도, 2022년 3분기(57.7%)에 비해서도 적자가구 비율이 늘었다. 2분위의 적자가구 비율 역시 26.7%로 2021년 4분기(26.3%)나 2022년 3분기(25.4%)에 비해 모두 늘었다. 

기재부 자료에도 “1분위내 적자가구 비율이 증가하며(59.5%) 전체 적자가구 비율 소폭 증가”라는 구절이 나온다. 가계수지가 저소득층일수록 크게 줄었고, 적자가구 비율은 더 늘어났다는 사실을 기재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소득지표가 개선됐다는 희망찬 시각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국민들의 눈을 속이려는 의도라면, 살림살이 악화를 체감하고 있는 국민들이 쉽게 속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대응방안도 문제다.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생계비와 물가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는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생계비 물가대책은 전기·가스요금 분할납부 대상자 확대와 저금리 자금지원 확대가 전부다. 대책이 극도로 소극적인 것도 문제이고, 전기·가스요금이 원가부담으로 작용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대책에서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러고서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경제실정을 직시하지 않고 눈속임으로 일관하며 안일한 대응만 내놓는다면,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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