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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불확실성 배제 못해”
미 금리인상에 한국도 예의 주시…채권시장 신용경색 여파 남아
- 기사입력2023-03-24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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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에서 벗어나 고강도 통화긴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및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 나가겠습니다.”
미국 연준은 지난 밤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에서 4.75~5.0%로 올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를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등 국내 금융당국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결과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관계기관이 함께 점검하기 위해서였다.앞서 미국 연준은 지난 밤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에서 4.75~5.0%로 올랐다. 인상폭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한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도 “지난 2월에 이어 통화긴축 속도를 조절”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이지만, 0.5%p 인상(빅스텝)을 하기에는 경기침체의 조짐이 뚜렷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기존의 문구를 삭제하고,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하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평가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뒤이은 기자회견에서는 “은행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필요시 모든 조치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연내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은 중요한 문제지만, 그 대책으로 금리인하를 꺼내들지는 않겠다는 이중적인 메시지로 읽힌다.◇“SVB 사태에도 우리 금융시장 안정 유지”=경기침체 우려에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던 연준이 드디어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단연 미국의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이 꼽힌다.추경호 부총리는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불안은 미국 정책당국의 예금자 보호 및 유동성 지원 조치, UBS 은행의 크레딧스위스 은행 인수 등 각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또, “우리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지며 급락하던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점,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한 점 등을 거론했다.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이유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들에 대한 국내 투자(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과 함께, “우리 금융회사들의 양호한 건전성과 유동성 상황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연말까지 비우량 채권 만기 15.2조원인데=추경호 부총리는 특히 “회사채 및 단기금융시장이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시장이 보는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 9월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채권시장 신용경색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최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3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약 48.3조원에 달한다고 밝했다. 특히, A등급 이하 비우량채는 15.2조원에 육박하고, 65조원 규모의 캐피탈·카드채 등을 포함하는 여신전문금융채의 만기도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더 큰 문제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비우량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한국 역시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보고서는 “은행채와 고신용등급 회사채 등에 비해 비우량 회사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은 순발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만기가 닥쳤을 때 차환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 및 PF ABCP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현행 AA-등급 이상에서 A등급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채무조정을 비롯해, 대출금리 조정과 상환유예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