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고령층, 원치 않은 실직에 내몰려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일하고 싶은 고령층, 원치 않은 실직에 내몰려 절반 이상이 월 200만원 미만…저임금 감내 의사

기사입력2023-07-25 14:5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요약

<이미지=통계청>

일하고 싶은 고령층이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고령층 대부분이 원치 않은 실직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세부터 79세 사이 전체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060만2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25만4000명 증가했는데, 비중은 68.5%로 이전 조사와 동일했다.

근로희망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5.8%), 일하는 즐거움(35.6%) 순으로 많았다.

취업상태별로 보면, 현재 취업자의 93.0%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취업경험이 있는 미취업자는 35.2%, 생애 취업 무경험자는 8.9%가 장래에 일하기를 원했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인구 중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3세까지였다.

이처럼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이 1000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의도치 않은 실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사업부진·조업중단·휴업 및 폐업(30.2%)이 가장 높았다. 또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도 11.3%로 나타나, 원치 않은 실직의 비중이 높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19.2%)나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14.8%)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50세에 그만둔다=55~64세 취업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현재도 근무하는 비중은 36.4%, 그만둔 비중은 63.6%에 달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 7.9개월이었다. 남자(19년 1.5개월)가 여자(12년 2.0개월)보다 평균 근속기간이 6년 11.5개월 더 길었다.

성별로 보면, 5년 미만 근속 비중은 여자(20.1%)가 남자(7.8%)보다 높고, 30년 이상 근속 비중은 남자(24.4%)가 여자(8.3%)보다 높았다.

산업별로 보면, 오랜 일자리 근속기간은 농림어업(25년 10.5개월), 전기·운수·통신·금융업(18년 10.8개월), 광·제조업(15년 10.3개월)순이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49.4세였다. 남자는 51.1세, 여자는 47.8세로 남자가 다소 길었다. 평균 70세 이상까지 일하기 원하지만, 원하지 않은 실직으로 40대 후반에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떠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구직활동을 계속 하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55세부터 79세 사이 전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구직경험자는 305만9000명에 달했다. 구직경험자 비중은 19.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p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20.8%)가 여자(18.8%)보다 구직경험자 비중이 2.0%p 높았다.

현재 취업상태별로 보면 취업자 중 24.4%, 미취업자 중 13.1%가 지난 1년간 구직경험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구직경험이 없는 미취업자들이 꼽은 구직에 나서지 않은 이유로는 건강상의 이유로(42.7%), 가사·가족 반대로(20.9%), 나이가 많아서(17.7%) 등이 있었다.

전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취업경험자 비율은 66.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p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취업경험이 있는 고령층 중 취업한 횟수는 한 번인 경우가 84.8%로 가장 많으며, 지난해보다 0.6%p 상승했다.

◇고령층 절반 이상이 희망연봉 월 200만원 미만=지난 1년간 취업경험자 중 최근 일자리가 생애 주된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1.2%였다. 반대로 보면, 고령층 취업경험자의 30% 가량이 생애 주된 일자리와 관련이 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래 근로 희망자의 일자리 선택 기준은 일의 양과 시간대(29.6%), 임금수준(20.5%), 계속 근로가능성(16.2%) 순으로 높았다. 남자는 임금수준(23.3%), 여자는 일의 양과 시간대(37.5%)가 가장 많았다.

장래 근로 희망자의 희망 일자리 형태는 전일제가 53.3%, 시간제는 46.7%였다. 남자는 전일제(65.6%)를, 여자는 시간제(61.3%)를 더 희망해 성별간 선호가 엇갈렸다.

장래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수준은 200만~250만원 미만이 19.8%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150만~200만원 미만(18.6%), 100만~150만원 미만(17.1%), 50~100만원 미만(10.9%), 50만원 미만(4.5%) 등 절반이 넘는 51.1%가 월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시간제 등 단시간 근로 선호도 영향을 미쳤지만, 저임금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고령층의 현실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