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관리비 후불인데 게임이용료는 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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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전기료 관리비 후불인데 게임이용료는 선불” 후불 정산 요구…게임이용 환경 바뀌며 “유통 인프라 붕괴” 우려

기사입력2016-09-02 15:00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각 가정마다 PC가 있는데다,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PC방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사진=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전기요금, 수도요금, 관리비는 사용한 만큼 정산하는 후불제 방식인데 유독 게임만 선불제를 고집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게임회사의 ‘갑질’ 아닌가”

PC방 사업주로 구성된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임순희 이사장은 게임이용료 지급방식이 독소적이라고 했다. 그는 “게임회사가 성장한 것은 PC방과 같은 중간유통과정이 있기 때문인데, (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대화 창구조차 없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조합에 따르면 최근 PC방을 운영하려면 ‘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엇), ‘피파온라인3’(넥슨), ‘서든어택’(넥슨), ‘디아블로3’(블리자드), ‘세븐나이츠’(넷마블) 등 최소 10종 이상의 게임을 갖춰야 한다. 게임이용료는 시간당 250원으로, 게임이용시간을 미리 구입한 뒤 차감하는 방식이다. 50대의 PC를 갖춘 사업주가 2000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10종의 게임을 구매하려면 2억5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게임이용료가 중복으로 과금됐다는 감지 신호가 잡혔다.<사진=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오과금 논란도 있다. 임 이사장은 “게임 이용시간을 미리 구입해서 차감하는 형태인데 일부 게임회사는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고의적으로 차감하는 경우도 있다”며 “PC방에 사용현황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것도 게임사의 대표적인 횡포”라고 주장했다. 조합은 현재 25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오과금 증빙 사례를 모으고 있다.

PC방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모바일 중심으로 게임이용 환경이 바뀐데다, 투입비용에 비해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며 한때 3만여곳까지 늘기도 했으나 2000년대 후반 2만여곳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 기준으론 7000~8000곳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서울 마포의 한 PC방 사업주는 “50대의 PC를 운영하고 있는데, PC 1대당 하루 8시간을 사용해야 한달에 150만~200만원 정도 수익을 낸다”며 “방학엔 청소년 이용자가 늘어 다행이지만 평소에는 빈 자리가 허다하다. 가동률이 절반도 안된다”며 “PC방 이용료는 시간당 1000원으로 10여년 전 가격 그대로인 것도 문제”라고 했다.

소규모 PC방은 점점 살아남기 힘들어지고 있다. 200~500대의 PC를 갖춘 카페형 PC방이 생기면서 50대 규모의 동네 PC방은 설자리를 잃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임대료, 전기료, 전용선 비용, 게임이용료, 인건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놀이공간이자 온라인 게임산업 인프라인 PC방 산업이 붕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