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뷰티업계서 ‘초개인화 마케팅’ 활발한데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금융·뷰티업계서 ‘초개인화 마케팅’ 활발한데 사용자 취향·관심 파악해 맞춤 추천…디지털 취약층 소외 가능성도

기사입력2022-03-29 12:00

30대 프리랜서 A씨는 요즘 다양한 금융사에서 광고문자를 받았다. ‘지금 마이데이터 가입하면, 롯데호텔 호캉스와 조식까지!’, ‘지금 바로 자산 연결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아 가세요!’ 등 신규 자산관리서비스를 가입하라는 내용이다. A씨는 주거래 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해 커피 쿠폰을 받고, 전체 자산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20대 직장인 B씨는 잦은 피부 트러블에 기초화장품을 정하지 못하던 중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커스텀미를 알게 됐다. 앱을 다운받아 셀피 사진을 올리고 극건성인 피부에 잘 맞는 스킨로션을 추천받았다. 사용성에 크게 만족해 색조제품에 대한 추천도 받아볼 예정이다.

금융과 뷰티업계에 ‘초개인화’ 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다. ‘초개인화’란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기업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앱 내 데이터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드는 ‘개인화’와는 달리 일상에서 사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파악해 알고리즘을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초개인화’가 기업의 마케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의 초개인화 ‘마이데이터 서비스’=‘마이데이터’란 은행, 보험, 카드사 등 여러 업종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 등을 한곳에 모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초개인화 서비스의 일환이다. AI 알고리즘이 개개인에게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입출금 거래 분석도 제공한다. 시중 5대 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금융권 주요 키워드로 ‘초개인화’를 선정하고, 기존 뱅킹 앱 하나원큐를 ‘개방형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을 발표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새롭게 만든 브랜드 ‘하나 합’이 ‘2022년 올해의 금융 브랜드파워 1위’ 마이데이터 서비스 부문에 수상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나 합’은 고객이 거래하는 금융기관 정보를 모을 뿐만 아니라, 향후 헬스케어 등 비금융 정보 부분까지 ‘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AI 솔루션’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AI 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자산배분 비중을 산출하는 등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인 ‘MY 포트’를 제공한다. 고객 보유자산의 수익률, 변동성, 상품별 위험 등을 진단해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알려주며, 시장상황의 변화에 맞는 투자전략을 제공한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부문 조직 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부’를 신설해, 보다 높은 수준의 초개인화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선보인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자산, 소비, 플랜 등 3-스텝(Step) 영역을 나누고 조회와 분석, 시뮬레이션이 연계되는 통합 자산관리서비스로 구동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기능 적합성 심사를 통과하는 등 시장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 약 6개월 전부터 비대면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인 NH자산+를 출시했다. 올원뱅크 앱에서 소비와 자산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구현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마이데이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뷰티업계에서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 추천부터 제조까지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초개인화’란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기업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범 제공한 후 올 1월부터 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식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자산과 지출 패턴을 이해한 후 적합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에 맞는 저축목표를 자동 제안하고 목표금액 달성을 지원하는 저축 연계서비스 ‘목표 챌린지’는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대일 커스텀 가능한 ‘초개인화 뷰티’=뷰티업체 역시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 추천부터 제조까지 ‘초개인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이프 뷰티 맞춤 브랜드 ‘커스텀미’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촬영한 뒤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거치면, 개인 피부 유형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관리가 필요한 항목의 개인점수를 비슷한 연령대 고객과의 평균 점수와 비교해 보여준다.

로레알그룹은 입생로랑 뷰티를 통해 AI 기반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루즈 쉬르 메쥬르’를 국내 처음 선보였다. 로레알의 개인 맞춤형 뷰티시스템 ‘페르소’를 처음 적용한 것으로, AI 컬러 인식과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컬러를 제안한다.

LG생활건강은 AI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소비자의 염색 후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고, 원하는 색상을 제조하는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3만개 이상의 세분화된 색상을 만들 수 있고, 2분 안에 맞춤형 염모제를 제조한다.

CJ올리브영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장품을 촬영하면 최저가와 상품 속성, 성분 등 상품정보를 알려주는 ‘찍검(찍고 검색)’ 서비스 앱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했다. 연간 1억건 이상의 고객 구매 빅데이터를 보유한 로켓뷰의 핵심기술로 AI 기반 상품추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초개인화에 소외된 디지털 취약계층=초개인화는 특정고객이 현재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시점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석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의 특성은 물론 상황·맥락까지 파악하고 이를 위해 추천알고리즘이 이용된다. 이때 소비자는 자신도 모르게 취향이 읽히고 예측된다.

문제는 노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자들은 정보수집 대상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품질 낮은 서비스 경험으로 이어지고, 정보격차를 낳는다. 초개인화 마케팅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초개인화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