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와 IT 만나 ‘초개인화’ 서비스로 발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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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뷰티와 IT 만나 ‘초개인화’ 서비스로 발전하다 고객 취향·관심 분석해 데이터 쌓고 ‘꼭 맞는’ 제품·서비스 추천

기사입력2022-04-06 00:00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 뷰티업계도 IT와 손잡고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기존에 뷰티와 IT가 접목된 사례로는 화장품을 적정온도에 보관해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화장품 냉장고, 피부관리를 도와주는 LED 마스크와 같은 제품이 있었다.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미미박스, 글로시박스와 같은 구독서비스가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화장품에 어떠한 성품이 포함돼 있는지 분석해주는 모바일 앱 ‘화해’도 2013년 출시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이처럼 기존의 ‘뷰티테크’가 피부관리를 도와주거나 화장품을 편리하게 사용하거나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중시했다면, 최근에는 이를 넘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꼭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초개인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내게 꼭 맞는 제품과 컬러 알려준다=지난 2월 화장품 브랜드 입생로랑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 맞춤 ‘립틴트 제조기기’인 ‘루즈 쉬르 메쥬르(ROUGE SUR MESURE)’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레드, 누드, 오렌지, 핑크 등의 컬러 카트리지가 들어 있는데, 이를 섞어 수천 가지의 색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과 연동해 즉석에서 원하는 컬러를 제조할 수 있다. 원하는 색상을 촬영해 동일한 컬러를 만들거나, 사용자에게 잘 어울리는 립 컬러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가상화면을 통해 입술 발색 모습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의 유명 헤어케어 브랜드 ‘CHI’ 제조사인 파루크 시스템즈(Farouk Systems)와 손잡고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염색 후 모습을 미리 예측하고, 증강현실 기술로 보여준다. 사용자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최적의 염색 컬러를 제조할 수 있으며,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제조 레시피도 참고할 수 있다. 고객이 염색한 정보는 서버에 저장돼, 다음에도 똑같은 컬러의 염모제를 만들 수 있어 간편하다. 현재 이 시스템은 미국 100여개의 헤어살롱에 설치돼 있으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퍼스널컬러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사용자의 퍼스널컬러를 알려주거나 꼭 맞는 색조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었다. 퍼스널컬러란 개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얼굴에 생기가 돌고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는 컬러가 무엇인지 진단하는 일종의 색채학 이론이다. 크게는 사계절로 각 개인에게 맞는 색을 나눠볼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명도와 채도, 온도감, 청색과 탁색, 광택감과 대비감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뷰티 전문 앱 젬페이스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퍼스널컬러를 진단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퍼스널컬러 매칭서비스는 4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었다.

뷰티업계에서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꼭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초개인화’ 마케팅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왜 뷰티업계의 트렌드가 되었을까=앞으로 뷰티테크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춤화된 메이크업, 피부관리, 패션을 진단하고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왜 뷰티분야의 기술은 초개인화를 중점으로 나아가게 된 걸까?

첫째, 뷰티는 천편일률적인 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갖는데 목적을 두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개인 맞춤형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사용자들도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자신과 퍼스널컬러가 유사한 인플루언서를 찾곤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IT 기술의 발전과 뷰티에 대한 사용자들의 니즈가 초개인화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둘째, 초개인화가 뷰티를 비롯해 시장 전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객들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사용하길 원한다. 기존의 소비시장도 이미 포화상태가 됐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을 타깃으로 공략하는 것이 새로운 전략이 됐다. 예를 들면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앱 화해도 피부 타입별 성분과 기능성 성분까지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셋째, 코로나19로 뷰티업계가 변화를 겪었다는 점도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뷰티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이전처럼 매장을 방문해서 원하는 색조 화장품을 마음껏 테스트하기가 어려워졌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어울리는 제품을 쉽고 간편하게 찾으려면, 기술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초개인화 기술은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뷰티테크…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시장조사기관 피앤씨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테크 시장은 연평균 19.1%씩 성장하며, 2030년에는 시장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13년 800억원 규모였으나, 2022년에는 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뷰티와 기술의 결합이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다.

이러한 뷰티테크를 이끄는 핵심기술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사용하면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 등을 분석할 수 있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한 뒤 사용자에게 꼭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고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 뷰티테크에서는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화장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데 적용된다. 또한, 뷰티가 시각적인 요소인 만큼 증강현실(AR)이 많이 접목되는 것도 특징이다.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특정 화장품이나 염모제를 사용하면 어떻게 보이는지, 사용자에게 어울리는지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IT 기술이 뷰티에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2022에서 뇌파를 측정해 맞춤형 입욕제를 제작하는 로봇 ‘배스봇’을 선보여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생활건강은 자체 개발한 피부 화장용 비건 잉크를 사용해, 사용자가 집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타투를 새길 수 있는 타투 프린터를 개발하는 중이다.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자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술이 다방면으로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