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주의·지방재정 자립 위해 지역화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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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경제민주주의·지방재정 자립 위해 지역화폐 필요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공동체를 위해 발행하도록 했는데

기사입력2022-08-25 09:3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 정권과 기재부에서는 전국의 지역사랑상품권을 고사시키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기자가 취재 중 만난 한 상인 운동가의 말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조522억원이었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을 올해 6503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또는 인센티브 10%에 대한 지원 비율도 당초 10% 중 8%를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 2%를 지방정부가 지원하던 것에서, 올해 예산에는 중앙정부가 4%만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지원예산 소진으로 전국에서는 인센티브 한도를 축소하거나, 구매한도를 상향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조기예산 소진으로 지난 7월부터 캐시백 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줄이고, 캐시백 제공 한도도 기존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조정했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도 수원, 화성, 용인 등이 인센티브 한도를 조정했으며 부산, 대전 등에서도 인센티브 비율을 낮추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누군가에게 눈엣가시같은 존재일 것이다. 지역화폐가 활발하게 유통되면서 신용카드사 매출과 대기업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신용카드사와 대기업의 민원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기획재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을 통해 지역화폐의 효과를 폄하하는 방법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폐지하려는 정당성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인천지역화폐 토론회에서도 조세재정연구원은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조세연 연구위원의 이날 발표내용을 보면, 지역사랑상품권의 도입목적에서부터 잘못된 분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연구위원은 지역사랑상품권 도입목적이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내 소상공인 보호’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공동체 강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조세연은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지역화폐 도입 취지에 반한다며, 자자체 규모와 경제상황에 따른 차등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 단위 지역에만 재정을 지원하고 특별시, 광역시 등의 재정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지역화폐의 도입목적을 낙후된 지역이라고 표현함으로써 군 단위 이하의 지역에만 지원하는 것이 원래의 취지로 설명하며, 도입취지에 맞지 않게 지원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세연은 또, 지역화폐 사용으로 지역내 소상공인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인접 지자체 소매업 매출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대형마트와 판매되는 제품군이 중복되지 않는 업종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매출 증대 효과가 관측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실증 분석을 한 통계는 통계청 빅데이터센터의 2011~2018년 사이의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2019년부터 본격화된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과 유통 결과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역화폐는 지역의 자원이 다른 지역 특히 서울로 유출돼 집중됨으로써 오는 지역불균형을 막기 위한 장치이며, 지역공동체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경기연구원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 결제액이 100만원 증가한 매장에서 총매출이 39만5000원 늘어났다. 서울에 본사가 집중된 대기업 유통점, 프랜차이즈, 온라인 유통업 등 대형 유통기업의 매출이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이것이 지방정부의 세수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