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전망 폭락…주택 거래절벽 끝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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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건설업 전망 폭락…주택 거래절벽 끝 안보인다 소비자 심리 얼어붙어 하락거래 역대 최다

기사입력2022-11-2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주택 거래절벽, 소비자 심리 경색, 건설업 경기전망 악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설업의 12월 기업경기 전망치가 코로나19 유행 초기이던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 거래절벽의 끝이 안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의 심리까지 얼어붙자 경기전망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건설업의 12월 건설 BSI 전망치는 74.4로 비제조업 업종 중에서 가장 부진했다.

건설업만 경기전망이 안 좋은 것이 아니다. 12월 전체 BSI 전망치는 85.4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0월(84.6)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며, 올해 4월(99.1)부터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기준선 100 이하면 앞선 달보다 경기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11월 BSI 실적치는 86.8로, 올해 2월(91.5)부터 10개월 연속 부정 전망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의 전망치는 특히 더 안 좋았다. 12월 전망치는 코로나19가 막 유행을 시작하던 2020년 5월(66.7)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근 낙폭도 컸다. 11월 전망치보다 13.4포인트가 감소한 것이다.

전경련은 분양시장 침체, 건설 원가상승, 자금조달 어려움 삼중고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주택 거래절벽 등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비자의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심리도 얼어붙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에서 주택가격전망 CSI는 61을 기록했다. 현재와 비교해 1년 후 주택가격 전망으로, 100보다 아래면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들어 주택가격전망 CSI는 4월(114)과 5월(111)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6월 들어 98을 기록하며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7월(82)과 8월(76) 연이어 하락하다 9월(67)에는 70 아래까지 내려가며 주택가격에 대한 불안 심리가 고조됐다. 이후 10월(64)에 이어 11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60 선에 머무르고 있다. 주택가격 전망이 부정적이다보니 소비자들이 주택 구매를 중단하면서, 시장 전체가 얼어붙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이 5% 이상 하락거래=최근 직방에 따르면, 최근 분기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종전의 10분의 1 수준이며, 하락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거래 가격이 직전 실거래가를 5% 이상 밑돈 대폭 하락거래가 서울에서는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3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17건, 서울은 19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주택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06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14만4000건, 서울은 약 1만8000건 수준이었다. 3분기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과거 평균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거래가뭄 상황이라고 직방은 진단했다.

가격을 보면, 4분기 현재 전국 아파트의 직전대비 5% 이상 대폭 하락거래의 비율은 37.7%, 서울은 51.6%로 집계되고 있다. 직방은 “서울의 경우 실거래 신고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대폭 하락거래가 전체 거래의 과반을 돌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국과 서울 모두 5% 이상 대폭 하락거래의 과거 최고치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던 2008년 4분기였는데, 2022년 4분기 현재 과거 최고치보다도 4~5%p가량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으로 상승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서울의 경우 직전 대비 5% 이상 상승거래의 비율이 4분기 현재 1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직방은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전국적인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 “급매가 아니면 매매되지 않는” 하락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으며, 이러한 경향은 4분기 현재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하락거래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높은 물가와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 등으로 인해 오히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다며,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푸는 등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