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맞고서 뒤늦게 “1차” 수출지원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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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비상사태 맞고서 뒤늦게 “1차” 수출지원 협의 속도 느린 정부의 수출대응…내년이 더 우려된다

기사입력2022-12-0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1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14.0%나 감소했다. 11월까지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 중이며, 8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IMF 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정부 관계부처들이 모여 “1차” 수출지원협의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무역적자 누적에도 문제없다던 정부가, 수출감소라는 비상상황에 접어들고 나서야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속도가 크게 느린 대응이 안일한 인식의 결과라는 점에서 우려된다. 내년 경제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더욱 문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7개 수출유관부처 실국장급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범부처 수출지원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부처간 협업을 강화해 수출기업이 느끼는 문제점을 해소해나가자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고 평할 만하다.

그러나 수출지원협의가 이제 시작이란 점이 놀랍다. 당장 1일 발표된 1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519.1억 달러로 지난해 11월보다 무려 14.0%나 감소했다.

수출에 비상등이 들어온 것은 5월 이후부터다. 1월부터 5월 사이는 월간 수출이 지난해보다 12~21% 가량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6월 들어 수출 증가율이 5.3%로 뚝 떨어지더니, 7월 8.7%로 반등했다가 8월(6.6%)과 9월(2.3%) 연달아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급기야 10월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5.7%로 수출이 감소하기에 이르렀고, 11월에는 감소폭이 두자리 수로 급증하기에 이르렀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최근의 수출 증가세 둔화는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 등 주요 제조기반 수출강국들이 올해 6월부터 수출감소를 경험한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말하면,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출여건 악화가 감지된 것이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란 의미다. “제1차” 수출지원협의회가 12월 들어서야 개최된 것을 보면, 정부의 반응속도가 어떤지 혀를 내두르게 될 지경이다.

수출감소는 가뜩이나 심각한 무역적자 추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11월 무역수지는 70.1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4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IMF 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들어 무역적자가 벌써 426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IMF 위기 발생을 한해 앞둔 1996년(206억 달러 적자)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132억 달러 적자)보다도 적자 폭이 더 크다.

선제대응을 논하기에는 이미 몇 달이 늦어버린 상황이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대한상의가 설립한 싱크탱크인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현 경기국면에 대한 진단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등에서 재화 수입 수요가 모두 위축되어 있어 최근의 무역적자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업 자금경색 완화 조치와 저소득층 등 취약부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마땅히 귀기울여야 할 목소리다. 게다가, 뒤늦게 시작했지만 수출지원 역시 빈틈없이 챙겨나가야 한다.

최근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환율도 문제다. 환율이 높고 낮음보다 더 문제는, 환율이 급변동해 사업계획 시점과 실제 거래 시점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다. 특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리스크 관리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경기침체 우려가 큰 내년에는 특히 중요한 역할이란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