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시사 “긴축기조 상당기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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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금리 장기화 시사 “긴축기조 상당기간 지속” 한은 “물가 둔화 지연 가능성”…대중수출·가계부채까지 변수 수두룩

기사입력2023-09-1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모든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고금리 지속은 물론 추가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웹사이트 캡쳐>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운용 방향에 대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날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한은은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고금리를 지속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기준금리 결정요인을 밝혔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모든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고금리 지속은 물론 추가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이다.

◇원자재가격·환율불안에 공공요금까지=이처럼 고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가장 큰 원인은 물가불안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수준(2%)에 안정적으로 수렴할지 여부와 그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상당 수준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올해 물가 오름세 둔화를 견인한 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가 축소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중 3.4%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누적된 비용상승 요인의 파급영향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한편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 재개, 팬데믹 이후 축적된 초과저축 등 수요측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은은 “지자체별 공공요금 인상과 유류세 인하조치 종료 가능성 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 역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자기실현적 특성으로 인해 고물가 수준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원자재가격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대외여건 변화로 인한 국내 물가의 추가적인 상승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중수출 약세에 성장세 회복 지연도=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세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중국경제의 성장세 약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등으로 하반기 중 대외수요 개선이 지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대내적으로는 가계의 구매력 약화, 민간의 투자 여력 위축 등으로 경기회복 흐름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중수출이다. 최근 중국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연달아 채무 상환에 실패한 가운데 인프라 투자의 주체인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민간소비의 더딘 회복 흐름과 함께 수출 부진도 지속되면서 경기하방 리스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중국의 대외수요 약화,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국제 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등 성장경로 상 불확실성이 높아 성장세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주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금리에도 가계부채 확대, 또다른 변수=고금리가 유지되는 와중에도 가계부채가 확대되는 상황 역시 고금리 유지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기타대출이 줄어들면서 완만한 감소세를 지속해오던 가계대출은 금년 4월부터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한 이후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는 주로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기대 강화, 정책 지원, 대출금리 하락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해 “특히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전체 차주에 비해 빠르게 상승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정적 소득충격이 발생할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도한 수준의 가계부채는 장기성장세를 저해하고 자산불평등을 확대하는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장기적 시계에서 디레버리징을 지속하기 위한 정책당국 간 일관성 있는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완화를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맥락을 확인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