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한미 금리차 역대 최고치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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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기준금리 동결…한미 금리차 역대 최고치 가나 금통위 “긴축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필요”

기사입력2023-02-23 15: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하지만 여전히 긴축기조를 강조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4월을 시작으로 내리 7차례 연속으로 금통위를 열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해왔는데, 10개월 만인 이달 들어 인상 행진이 멈췄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원인은 급격한 물가상승 때문이었지만,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물가 안정화 때문은 아니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말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통위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로 12월(5.0%)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음에도 전기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등의 높은 오름세가 물가를 도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전망치(3.6%)보다 소폭 낮은 3.5%로 수정했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 1.6%로 낮춰=그럼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경기침체의 확산 때문이다.

금통위는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음에도 국내경제가 “IT 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소비 회복 흐름도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봤다. 또,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 축소가 이어졌다기 지적했다.

향후 전망 역시 좋지 않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우려했다.

특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 소폭 낮은 1.6%로 수정했다. 당초 예상보다 경기침체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국과의 금리차=문제는 한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미국의 연준은 여전히 금리인상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 연준 파월 의장이 두어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의 금리는 현재(4.50~4.75%)보다 0.5%p 높은 5.00~5.25%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0%로 미국보다 1.25%p 낮은 금리역전이 발생한 상황인데, 자칫 역전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치(1.50%p)를 갱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기조 강화 가능성은 금융과 외환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을 돌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시장금리도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역시 긴축기조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는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또,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는 이유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