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경기둔화’ 심해질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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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둔화’ 심해질 수 있는데 정부도 “경기둔화”…금리동결 등 정책 전환은 ‘난망’

기사입력2023-02-17 15:00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2월호에서 “경기흐름이 둔화”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6월 “경기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내놓은 뒤, 지난달 “경기둔화 우려 확대”를 언급한데 이어, 이제는 보다 명확하게 경기흐름이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흐름 둔화를 설명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세계경제 연착륙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기조 및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둔화에 대해 정부는 이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던 기준금리가 동결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실제로 오는 23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심각해지는 경기둔화 우려에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하고 당분간 동결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치가 시장에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치와 달리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 동결이 시기상조론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치와 달리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 동결이 시기상조론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실제로 1월 소비자물가는 공공요금 인상 등의 여파로 상승폭이 5.2%를 기록했다. 11월과 12월 5.0%를 기록하며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되던 물가의 상승폭이 재차 확대된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역시 5.0% 상승하며 불안감을 이어갔다.

문제는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둔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물가는 잡지 못하면서 경기는 침체에 빠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상황에 몰리는 것도 가능하다. 당장 생산부터 수출까지 경기둔화의 폭이 상당한 규모라는 점이 문제다.

생산·투자·수출 모두 감소…뚜렷한 “경기 둔화”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 주요지표는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설비투자, 건설투자, 소매판매가 모두 주춤하고 있다.

전체 산업 생산은 11월에 비해 -1.6%,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0.8%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많이 줄었다. 이전달에 비해 -2.9%,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3%의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0.2%로 감소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3.7% 증가했다.

건설투자 역시 크게 감소했다. 전월대비 -9.5%,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비 -7.1%로 크게 감소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3.2% 늘었다.

소비 현황을 알 수 있는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대비 1.4%로 증가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2.5%를 기록했다.

1월 수출은 반도체 등 IT품목 동반 위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 역시 1년 만에 -14.6%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감소했다.

향후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CSI가 90.7로 0.5p 상승했다. 하지만 기업심리를 엿볼 수 있는 전산업 1월 실적 BSI는 69로 한달만에 5p 감소했다. 2월 전망 BSI 역시 68로 2p 하락했다. 12월 경기동행지수는 11월 보다 -0.9p, 선행지수는 -0.5p로 모두 하락했다.

고용 역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취업자는 지난해 1월에 비해 41.1만명 증가했는데, 한달 전인 12월(50.9만명)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5월 이후 매달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둔화에 대응을 요구하는 시장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물가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과 같은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다음주 금통위를 앞두고 통화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