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충격’…경기전망 ‘악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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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반도체 수출 ‘충격’…경기전망 ‘악화’ 어디까지 외식물가 상승에 비제조업 전망도 구름…소비위축·고용까지 불안

기사입력2023-02-2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반도체 수출액 증감률 추이

<자료=전경련>

반도체 수출 감소로 인해 관련업종 경기전망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재고과잉까지 겹쳐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 BSI 전망치가 93.5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BSI는 지난 2월(83.1)에 비해 10.4p 반등했지만, 지난해 4월(99.1)부터 1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한달전에 비해 경기전망이 긍정적이란 의미이며,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란 뜻이다.

올해 2월 BSI 실적치는 86.7를 기록해, 지난해 2월(91.5)부터 13개월 연속으로 100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6월(86.1)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중 일곱 차례나 90을 넘지 못했고, 11월부터는 4개월 연속으로 90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 3월 BSI는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5.7) 모두 2022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이차전지와 조선 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31.3)가 한달 사이 큰 폭으로 상승(36.1p)하면서, 업황 전망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80.0)는 한달 전에 비해 -5.7p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전망이 악화됐다.

◇6개월째 전망악화, 반도체 수출감소 직격=전자·통신장비의 3월 BSI 전망치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12월에는 84.2를 기록하며 90선 아래로 추락했고, 1월에는 77.8까지 하락했다. 이후 2월 85.7로 반등했으나, 3월 들어 다시 80선까지 주저앉았다.

전자·통신장비가 6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2020년 11월(92.0) 이후 2년4개월(28개월) 만의 일이다.

주된 원인으로는 반도체 수출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8월 반도체 수출은 이전해 8월보다 -7.8%를 기록했는데, 이후 올해 1월까지 내리 6개월 연속으로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월 들어서도 20일까지를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당분간 수출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이전해 10월에 비해 -17.4로 감소했는데, 이후 11월(-29.9%)과 12월(-29.1%)에는 수출 감소가 30%에 육박하더니 올해 1월에는 -44.5%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 영향으로 3월 전자·통신장비 재고전망(125.0)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전자·통신장비 전망치 부진 지속과 재고과잉이 겹치며,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고물가에 소비 위축, 고용까지 불안하다=비제조업 역시 3월 BSI 전망치가 대체로 부진했다. 세부산업 중에서 기준선 100 이상을 기록한 산업은 도·소매(104.5)가 유일했다.

반면, 여가·숙박 및 외식(88.9)은 비제조업 중 업황 전망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물가 상승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5.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때 9%를 돌파하기도 했던 외식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소비위축을 유발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3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투자 90.8, 채산성 91.0, 자금사정 92.4, 내수 93.5, 고용 94.0, 수출 95.4 등이 모두 100을 넘지 못했다. 재고는 106.3을 기록했는데, 100을 넘으면 재고과잉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부정적 전망으로 파악됐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용(94.0)의 6개월 연속 부진 전망은 2021년 3월(99.5)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고용 전망 악화는 최근 발표된 제조업 취업자 감소와 궤를 같이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들어 제조업 취업자가 3.5만명 감소했다.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든 것이다.

기재부는 이를 두고 “생산·수출감소 등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수출 감소의 충격이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란 점이 확인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