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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펴시픽 네이처리턴…짝퉁 화장품 여전

포장, 디자인, 상표까지 유사…中 공상행정관리국에 단속 요청을 

기사입력2016-12-07 00:00
‘아모레펴시픽’, ‘네이처리턴’ ‘설안수’… 중국의 ‘짝퉁’ 화장품 브랜드다. 한국의 아모레퍼시픽, 네이처리퍼블릭, 설화수를 본 따 만든 이름이다. 포장과 제품 디자인, 상표까지 유사해 어느 것이 원조인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대한화장품협회 고정은 파트장은 6일 무역위원회가 주최한 지식재산권 심포지엄에서 “중국 짝퉁 브랜드들은 한국 연예인과 똑 닮은 현지 모델을 기용해 홍보하는가하면, 현지 박람회에도 참가한다. 우리 기업들이 박람회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중국 박람회에서 봤다’는 얘기를 들었던 경우도 있었다”며 “한글로 ‘증정품’이라고 적힌 비매품을 중국에서 묶어 고가에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업체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생산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제조는 ODM업체들이 맡고, 유통만 하는 식이다. 고정은 파트장은 “국내 화장품 회사 중 대기업은 두 곳뿐이고 나머진 중소기업이다. 영세한 산업이라 상표법이나 특허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사단법인인 대한화장품협회 역시 중국에서 상표를 빼앗겼다. 지난해 7월 중국 현지 브로커는 대한화장품협회와 똑같은 로고를 중국 상표국에 출원했다. 올해 7월 이 사실을 확인한 협회는 지난 9월 중국 상표국에 이의신청서를 내고 별도로 출원을 진행했다. 중국에서 상표는 선출원이 원칙이지만, 타인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상표를 갈취해선 안 된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협회는 이 조항에 따라 이의신청을 해둔 상태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세계 7위 한국 화장품…中서 점유율 2위=짝퉁 화장품은 한류열풍에서 촉발됐다. 한국 TV프로그램과 영화가 인기를 끌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이 늘어난 것은 물론, 한국을 찾아 화장품을 쓸어 담는 중국 관광객도 늘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위다. 프랑스가 29%, 한국이 21%, 일본이 16%다. 올해는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 올해 1~7월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5억8000만달러로, 시장 점유율은 24%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수입액은 지난해 수입액(8억달러)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드 등 외교문제로 한국 화장품 회사들이 공격을 받고 있으나, 매출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게 고정은 파트장의 설명이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29억1000만달러다. 프랑스(127억달러), 미국(88억달러), 독일(70억달러), 영국(40억달러), 이탈리아(38억달러), 중국(32억달러)에 이은 세계 7위다. 올해 8월까지의 수출액은 2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나 뛰었다. 화장품 무역수지는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2014년을 기점으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뛰어넘었다. 지난해에는 15억13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화장품을 무섭게 쓸어담고 있다. 2014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외래관광객 주요 쇼핑 품목조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84.4%는 한국에 와서 화장품이나 향수를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식료품(66.5%), 의류(34.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숫자다.

◇증거확보 후 공상행정관리국에 단속 요청=모조품으로 인한 지식재산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다면 중국 공상행정관리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위조품 증거확보다. 온·오프라인으로 증거를 확보한 다음 중국 공상행정관리국에 제출해 단속을 요청할 수 있다. 현지에는 모조품 단속 전문업체도 있다. ‘정관장’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인삼공사의 경우 공상행정관리국, 단속 전문업체와 합동으로 모조품 생산지를 급습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인삼공사 박동욱 과장은 “위조품을 단속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생산지를 찾아 위조품 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도 “단속을 나가보니 위조품 생산은 가내수공업 수준이었다. 기껏해야 하루에 40~50개를 만들고 있었다.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로 이들이 도매상에 넘기고, 도매상에서 소매상에서 넘기는 식으로 위조품이 유통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단속 방향을 생산지가 아닌 유통채널로 바꿨다. 타오바오, 알리바바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모조품이 거래되는 것을 확인하면 해당 업체에 링크를 닫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박 과장은 “단속을 시작한지 5년째다. 이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똑같은 위조품 유통은 사라졌다”며 “위조품을 취급하면 큰 피해를 본다는 메시지를 유통업체 쪽에 꾸준히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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