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물가안정 아닌 불황극복에 비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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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경제정책, 물가안정 아닌 불황극복에 비중을” 수출·내수 동반 침체 시작…“미국 금리정책 뒤따라야 하는지 고민을”

기사입력2022-12-19 11: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재 한국경제는 ▲세계경제 불황에 따른 수출 침체 ▲국지적 리스크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불안 ▲고금리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 등의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 이에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본격적인 수출-내수 동반 침체의 시작: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판단’ 보고서를 통해 향후 경제정책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이 아닌 불황극복에 둬야 하며, 침체의 폭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기변동성 완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비침체 장기화…기업심리 냉각=수요부문별로 경기동향을 보면, 소비시장은 고물가 및 고금리에 따른 가계 구매력 감소와 미래 불확실성 확대로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0.2% 감소로, 9월 1.9%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보고서는 향후 소비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내구재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전반적인 설비투자는 부진한 모습이나, 최근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의 악화 정도를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건설수주는 10월 들어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행지표인 수주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한 통계를 의미한다.

수출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4% 감소해 10월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수출은 11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25.5% 감소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함께 고금리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기업 자금시장 경색, 대내외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가계 및 기업 심리는 얼어붙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불황극복…예산 조기집행률 높여야=보고서는 최근의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생각할 때, 정부의 2023년 경제운용 방향 목표는 물가안정보다는 불황극복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지출에 있어서는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필요가 있어, 내년도 예산의 조기집행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내수시장 위축 원인 중 하나인 고금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의 정책금리를 따라가기보다는 한국시장 상황에 맞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방향 수립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소비심리 악화는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불필요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수급 불안품목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유통환경에서의 불합리한 관행을 단속할 것 등을 제안했다.

또 경기 불확실성 속 기업의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 자금조달 시장 안정을 위해 미시적 대응을 강화하고, 신기술·신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장 규제완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수출 중소기업 지원대책 시급하다=경제의 주된 성장동력인 수출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서는 민·관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최근 구매력이 높아진 원자재 수출국가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당 시장의 트렌드와 해당국 정부의 정책 변화 등을 신속히 파악·분석하고, 시장진출 가능성을 판단해 줄 수 있는 수출유관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시장 변화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수출경기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역보험 및 수출물류비 지원확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함께 중국의 방역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에 대비해, 핵심 원자재 및 부품 수입을 다변화하고, 공급망 위기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산업별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건설업계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공사비가 급증하고 있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자금조달마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인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경기침체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안전망 확충과 복지정책의 집행 효율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일자리 지원사업 강화, 정부 보증 저금리 대출상품 전환 확대, 영세자영업자의 대출상환 유예 등 미시적인 대책을 통해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