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에 1월 물가 충격…5%대 ‘9개월’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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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난방비에 1월 물가 충격…5%대 ‘9개월’ 연속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초…2008년 금융위기보다 오래 지속

기사입력2023-02-02 15: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1월 물가는 지난해 1월에 비해 5.2%가 올랐다. 지난해 5월(5.4%) 처음으로 월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 이후, 9개월 연속 5%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주춤하던 물가상승폭이 3개월만에 다시 확대됐다. 월간 물가상승률이 이전해 같은 달에 비해 5% 이상 오른 것이 벌써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초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물가는 지난해 1월에 비해 5.2%가 올랐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6월(6.0%)과 7월(6.3%)을 정점으로 8월부터 10월 사이 5.6~5.7%를 오가다, 11월과 12월 연속으로 5.0%까지 내려왔다. 이를 두고 물가상승률이 점차 안정을 찾아간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새해 들어 다시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5월(5.4%) 처음으로 월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 이후, 9개월 연속 5%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1997년 12월부터 1998년 11월까지 12개월간 물가상승률이 5%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5%대의 물가상승률은 2008년 6월(5.5%)부터 9월(5.1%)까지 4개월 연속에 그쳤다.

안정을 찾아가던 물가상승률이 다시 확대된 것에는 공공요금의 영향이 컸다. 기재부는 1월 물가에 대해 “전기요금 인상, 연초 제품가격 상승, 한파로 인한 시설채소 작황 부진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하며,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 영향을 지적했다.

◇역대급 공공요금 인상…물가 전반에 충격=전기·가스·수도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3%가 늘어났다. 별도로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전기·가스·수도는 앞서 지난해 7월 15.7%로 뛰어오른데 이어, 10월부터 12월까지는 23.1%로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이번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도시가스가 지난해 1월에 비해 36.2%나 급등했고, 지역난방비(34.0%)와 전기료(29.5%)의 상승폭도 컸다. 올겨울 난방비 폭탄이 거시경제 통계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가스·수도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94%p로 치솟았다. 기여도가 비슷한 항목으로는 외식(0.99%p)과 가공식품(0.89%p) 등이 있는데, 최근 가격이 하락한 석유(0.23%p)의 물가 기여도에 비하면 공공요금과 외식물가의 충격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석유류 내렸지만…전기요금 인상 등 영향=공공요금 이외에 생활물가 등 체감도가 높은 물가의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점이 문제다.

석유류의 경우 국제유가 보합세 지속으로 5.0%를 기록했다. 12월(6.8%)에 비해 상승률이 줄어들었다. 물가에 영향이 큰 석유류의 가격상승이 주춤했지만, 공업제품(6.0%), 개인서비스(5.9%), 집세(1.3%) 등은 상승률이 0.1%p 줄어드는 수준이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외식과 외식제외(공동주택관리비·보험서비스료 등)에 연초 가격상승이 반영되며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외식물가의 경우 7.7%를 기록하며 8%대의 상승률 행진이 중단됐지만,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강설·한파 등에 따른 시설채소 가격 상승과 닭고기(조류독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1% 상승하며, 12월(0.3%)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5.0%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12월(4.8%)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이다.

체감물가와 밥상물가도 불안해졌다. 생활물가지수는 6.1%로 상승세가 확대됐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의 물가지수인데, 연초 식품·외식 가격의 조정 및 설 성수기 수요집중 등의 영향으로 12월(5.7%)에 비해 불안감이 커졌다. 생활물가 중에서도 식품(12월 6.4%, 1월 7.0%)의 상승폭 확대가 식품이외(12월 5.3%, 1월 5.5%)보다 더 컸다.

이에 기재부는 “정부는 최근 두드러지는 물가 상방요인 중심으로 면밀하게 대응하는 등 물가 안정기조의 조속한 안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