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금리 장기화…건설업 부실 위기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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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 고금리 장기화…건설업 부실 위기 어디까지 파월 “금리인하 고려 안해”…최종금리 전망 5%대로 올라

기사입력2022-12-15 14:3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파월 미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전망보다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파월 미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지속기간이 중요하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5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통화긴축과 고금리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의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미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에서 4.25~4.5%로 올랐다.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p)을 단행해왔지만, 이제는 경기침체 부담 때문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추경호 부총리도 “이번 금리인상 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주춤한 것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주 발표된 11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7.1%로 시장의 예상치(7.3%)보다 다소 낮았다. 최근 5개월 연속으로 물가상승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빅스텝이냐 자이언트 스텝이냐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부여할 상황이 아니란 의미로 읽힌다. 최종금리 수준은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당시 미국의 최종금리 전망치는 4.6%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 연준에서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를 보면, 평균 5.1%로 최근 전망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파월 의장이 “기간”을 언급한 점도 중요 변수다. 금리인상을 인하로 전환하는 시점이 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2023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최종 기준금리는 3.5% 수준이라고 한국은행이 밝힌 바 있는데, 한미간 기준금리차를 생각하면 한국의 금리 역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고금리 장기화, 건설업 부실 위기 우려=파월 의장의 말은 시장의 전망과 차이가 있다. 2023년 내내 고금리가 이어진다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건설업 부실 위기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높아진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에서, “고금리와 경기위축 부동산세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겠지만,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세제가 시행되는 4월 이후부터 하락폭이 둔화되기 시작해서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이 큰 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말해서, 연준이 2023년 내내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하거나 동결해 하향전환의 시점이 내년 4분기보다 늦어진다면 부동산 경기는 전망치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건설산업의 부실 위기가 보다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고금리와 집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 되면서 “현재 부동산 PF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브릿지론과 ABCP(자산담보부 어음)로 지원된 자금의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서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IMF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현재의 위험도가 더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주택담보대출과 건설사업에 PF 조달방식이 거의 없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주담대 LTV가 평균 38% 수준으로 낮았고 PF 조달비율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단기간 금리가 급상승하고 높은 평균 LTV(평균 50%에 육박), 높은 PF 조달비율로 인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리스크가 훨씬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적극적인 PF 금융지원 등을 통해 건설산업 금융경색을 완화하는 한편, 임대주택 건설 확대를 위한 건축비 현실화와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책 보강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